플랫폼기업과 노동시장 기본소득제 논쟁

정우현 / 기사승인 : 2020-08-21 10: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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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업자 114만명’ 21년 만에 최악

실업자와 실업률은 21년 만에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고 구직 활동을 아예 포기하거나 일시 휴직한 이들도 최대에 달했다. 고용시장의 문이 좁아지면서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보다 50만명 늘어난 1655만명이었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확장실업률은 25.6%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7월 기준 최고였다. 최근 소비와 생산, 투자 등 3대 산업지표가 동반 상승했지만 경기 후행 지표인 고용까지는 아직 훈풍이 닿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시장도 마찬가지다. 회복세가 다시 완만해지더니 실업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5월과 6월의 급격한 일자리 수 회복에 따른 효과는 퇴색되는 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통제되고 경기가 복구될 것이라는 기대 아래 기업들이 임시 해고 상태였던 근로자들을 다시 고용하면서 지난 5월과 6월 동안 미국 전역에서 총 7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회복되었다. 하지만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주와 남부의 플로리다・텍사스주를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되면서 실업자 수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 고용 흐름도

 

 

현재 약 3200만명의 미국인들이 매주 실업급여를 수령하고 있다. 다음 주 연방 정부의 실업급여 확대 지급이 만료되면서 그 금액이 대폭 삭감된다면, 지속되는 경기 불황 속 소비력에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많은 지표들이 미국의 일자리 수가 6월과 같은 증가폭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을 나타내고 있다.



소규모 사업에서의 고용 역시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6월부터 근로자 수 증가폭이 서서히 낮아지더니 7월 넷째 주부터는 감소했다. 해당 데이터는 응답자가 서비스업 노동자에 집중되어 있어 연방준비제도(FRS) 등에서 모니터하고 있는 자료 중 하나다.



비단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미래의 전망은 어둡다. 노동자에게 앞으로의 2050년 전망은 실제로도 암울하다. 이에 대해 블록체인과 프레카리아트, 기본소득세에 대한 논의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2. 프레카리아트의 등장

프레카리아트(precariat)는 '불안정한'(precarious)과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를 합성한 용어다. 직업 안정성이 없고 경력 전망이 제한적인 시간제 근로자, 저임금·저숙련 노동에 시달리는 불안정 노동 무산계급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프레카리아트(Precariat)는 학계에서 일반적인 단어가 되었지만 주류 언론은 이 현상을 완전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누구에게나 광범위하게 가능하다고 여겼던 '직업안정'이라는 말은 이제 가장 훌륭하고, 가장 값비싼 교육, 좋은 인맥 및 운을 가진 사람들의 특권이 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GDP 성장을 통해 창출 될 수 있는 갓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GDP 성장률이 높은 대부분의 국가들은 인구 증가와 함께 수 많은 청년층이 노동 시장에 등장하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없다.



선진국인 OECD 회원국에서는 풍부한 경제가 기술 혁신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그러한 많은 국가들이 정체되거나 부정적인 인구 변화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근로자의 수가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퇴직자 수가 교육을 마친 청소년 수보다 많다고해서 잉여 일자리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많은 경우, 현직 퇴직은 직위 폐쇄를 유발하며 대부분의 국가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3. 기술과 노동의 관계

기술 발전은 종종 실직의 원인으로 언급되었다. 19 세기(1811년에서 1817년 사이)에 영국에서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얼마 후 약간의 훈련을 통해 다른 직위 또는 다른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움직임은 금새 줄어 들었다. 기술 혁명으로 인한 자본 잉여가 재투자되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촉발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20 세기 말까지 기술과 노동력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근로자들은 많은 혜택을 받았다.

 

 

러다이트 운동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은 그렇지 않았다. 자본 축적은 불평등쪽으로 기울어졌다. 부자는 더 부자가되었고, 대부분의 노동력을 포함한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함에 머무르게 되었다. 부를 창출하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부유층과 기업의 경영진은 기술을 통해 추가 된 잉여 가치를 근로자와 공유하고 재투자하는 대신 자신을 위해 유지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가난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의 격차를 넓히게 되었다. 그 결과 실업률이 증가하고 실업자가 아니거나 효과적으로 고용되지 않은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4. 인간의 99.99%는 프레카리아트가 된다.

최근 유동성의 확산으로 나스닥(Nasdaq)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우버 등을 비롯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급성장 하면서 프레카리아트에 대한 염려는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불러올 일자리 붕괴는 2050년이후 더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유기윤 교수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미래의 도시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주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미래의 도시에 대한 흥미로운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99.99%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플랫폼에 종속돼 인공지능 로봇과 힘겨운 일자리 경쟁을 벌이는 단순 노동자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연구팀은 미래 사회를 4개 계급으로 나눠질 것으로 예측했다.

 

 

 

계급 최상위에는 ‘플랫폼 소유주’ 계급이 자리 잡는다. 페이스북, 구글,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전 세계 상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IT기업의 기업가와 투자자들이다. 그리고 그 바로 밑에는 ‘플랫폼 스타’계급이 위치한다. 이들은 정치 엘리트, 연예인, 예체능 스타와 같이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다.



다음으로는 법인격을 지닌 인공지성 계급이다. 인간이 아니라 AI, 즉 인공지능을 말한다. 이들은 아직 그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도시의 여기저기에 출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통의 시민에 속하는 ‘프레카리아트’는 플랫폼이라는 미래 정보형 기업에 접속해 프리랜서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주로 현재의 직장인, 영세 자영업자, 그리고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에 해당된다. 현재는 프레카리아트의 수가 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시민이 이 계급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확률로 치자면 99.99%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마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지만 공학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연구팀은 지난 일 년간 수천 건에 이르는 책과 논문, 통계보고서 등을 수집 및 분석하고 휴리스틱이라는 방법을 통해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5. 블록체인, 노동력과 연계된 기술

2008년 블록 체인의 발명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 당시 세계는 절정에 달하는 경제 성장에 있었고 모든 사람들은 증가하는 실업과 프레카리아트 문제가 억제되기를 바랬다. 그러나 1 년 후 거대한 경제 혼란이 전 세계 노동력에 심각한 타격을 가해 수백만 건의 정리해고를 양산했다. 10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bitcoin transaction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블록체인의 사용이 증가하는 것을 보았다. 다양한 모델과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다양한 새로운 블록체인이 나타났다. 가장 오래된 것은 비트코인이다. 2017년 말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으며 그 기간 동안 가치가 20배 이상 증가했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신뢰 제공자로 작동하며, 우리는 블록체인 기반의 비트코인을 지불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신뢰성에 대한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신뢰성은 다른 곳에서는 얻기가 더 어려웠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파산 할 수있는 은행이 있고 저축된 자산이 사라지는 상황을 더는 만들지 않게 되었다.



블록체인은 단순한 신뢰 이상의 것을 제공하게 되었다. 가치를 저장하고, 자산에 대한 기록을 만드는 원장에 대한 개념은 알고리즘 작업을 통해 배포되는 민주적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가치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여러가지 약점들과 POW알고리즘에서의 전력 남용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블록체인을 통해 작업 보상을 분배 할 수 있는 최초의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었다. 단점이 해결되고 수정되면 미래의 블록체인은 더 ​​균일하게 분포될 것이다.





6. 노동시장과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기업 환경이 악화되고, 이익에 대한 통제가 되지 않아서 벌어지는 탐욕적인 부분은 다양한 수단으로 노동자에게 타격을 주게 된다. 근로조건이 이전보다 악화되고, 일자리가 부족해지며, 물가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심각한 사회적 부담을 야기하므로 정부로서는 증가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점점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산형 블록체인은 모든 참가자에게 투명한 규제와 거래 효율성을 높이고, 선호하는 규칙을 설정하여 중개자와 오버 헤드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다. 작업에 대한 기록을 저장하고 해당 작업자에게 토큰으로 인센티브를 지불 할 수 있다. 또한, 암호화폐에 대한 토큰의 가치는 특정 작업 유형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의된다.



불안정한 고용·노동 상황에 놓인 프레카리아트는 자신이 사회 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주권과 존재적 위치를 ​​확보하는 블록체인에 의지하게 된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은 택시 기사의 직업을 빼앗지 않고, 우버의 일을 빼앗아 기사들이 고객들을 상대하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즉, 스마트계약 기술이 두 당사자간에 작업(work)과 자산(asset)을 교환 함으로써 중개자(ex. 우버)없이 스스로 가치를 교환하는 블록체인이 가진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계약은 규칙이 설정됨과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기 때문에 중개자나 중재가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계약 결과는 항상 명확하고 계약을 추구하기 전에 당사자에게 알려진 내용과 일치하게 된다.





7. 블록체인 VS 기본 소득 도입

미래사회에서 인간이 AI에 의하여 대체되고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이로 인해 초래될 국가의 세수 일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로봇세’ 도입이라면, 일자리를 잃고 빈곤층으로 전락할 개인들을 위한 방안으로 논의되는 것이 ‘기본소득’ 도입이다.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은 재산이나 소득이 많고 적음, 또는 일을 하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정부가 모든 개인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는 돈이다. 기본소득 제도는 기존 사회보장제도와 유사한 기능을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여러 측면에서 기존의 일반적인 사회보장제도와는 다르다.

 

 

 

 

근래에 기본소득 제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근본적으로 실업률의 증가, 특히 AI에 의해 인간의 노동력이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과 두려움에 기초하고 있다. 개인들 대부분이 AI나 로봇에 밀려 일자리를 잃게 되고 빈곤층으로 전락하여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정부가 기본소득을 지급하여 최소한의 인간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그 취지이다.



아직 대다수의 개인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땀 흘려 일하면서 경제 생활을 영위하고 있어 기본소득 제도 도입 논의가 당장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상당수의 미래학자들, 과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대부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그렇게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본소득제은 공산주의 배급사회와 마찬가지로 주권을 가진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잃게할 가능성이 높다. 블록체인이 플랫폼 기업에게서 주권을 되찾아 오는 것이라면, 기본소득제는 국가가 일정 소득을 제공하므로 여기에 종속될 수 박에 없고, 소설 1984에서와 같이 빅브라더 사회를 앞당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앞으로,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대부분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대다수의 개인들이 기본소득으로 연명하는 사회가 도래한다면, 땀 흘려 일하는 행복, 자기 계발, 자아 실현 등의 가치는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우리는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서라도 미래사회의 모습, 미래사회의 세금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뉴스퍼블릭=정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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