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안창림 73㎏급 동메달 ‘재일교포, 일본에 태극기 띄웠다’ “일본인이었던 적 한 번도 없었다”

오윤지 특파원 / 기사승인 : 2021-07-27 09: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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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각종 차별, 한국에선 이방인 취급

 

재일교포 3세인 유도 대표팀 안창림(27)이 일본 유도의 성지인 일본 무도관에 태극기를 띄웠다.
그는 2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를
상대로 절반승을 거뒀다.
치열한 승부 끝에 경기 종료 7초를 남기고 업어치기에 극적으로 성공해 절반을 얻어냈다.

재일교포 안창림은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힘든 여정을 걸어1라운드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난적 파비오 바실(이탈리아)과 연장전 접전을 펼쳤고, 16강에서도 키크마틸로크 투라에프 (우즈베키스탄)와 연장전에 들어갔다.
안창림은 16강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플레이에 코피가 나기도 했다.
토하르 부트불(이스라엘)과 8강전도 정규시간에 승부를 보지 못했다.
8강까지 치른 경기 시간은 총 23분 12초였는데 라이벌 오노 쇼헤이 (일본·7분 42초)보다 약 세 배나 많은 시간을 싸웠다.

준결승에서도 연장 라샤 샤브다투시빌리(조지아)와 정규시간 4분에 연장전 4분 37초, 총 8분 37초를 뛰었다.
체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안창림이지만 매우 혹독한 상황이었다.
결국 안창림은 준결승 막판 매트에서 일어날 때 휘청거릴 정도로 체력이 다 바닥났다.
통한의 반칙패로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안창림은 투혼을 발휘해 마지막 힘을 쏟았고, 자신의 올림픽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림의 이번 동메달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일본 교토 출신의 재일교포 쓰쿠바대학교 2학년이었던 2013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일본 유도 차세대 에이스 재목감으로 꼽혔다.

​일본 유도연맹은 안창림에게 귀화 요청을 했지만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고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용인대학교 3학년에 편입했다.
그리고는 2015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일본 유도의 성지, 일본무도관에서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해 태극기를 게양했다.
애국가는 틀지 못했지만, 값진 성과였다.

“재일교포들은 일본에서는 한국인, 한국에서는 일본인으로 취급받습니다.”
재일교포 3세 안창림(27)은 2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73㎏급에서 동메달을 따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메달 획득으로 얻은 국내 취재진과 자리에서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경계인으로서의 애환을 겪는 재일교포들의 이야기부터 꺼낸 것이다.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다른 재일교포들처럼 비슷한 아픔을 안고 자랐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일본에서 나왔지만,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면 안 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에 따라 귀화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살면서 단 한 번도 일본인이었던 적이 없었다.
한국인으로서 병역 의무도 지고 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서 대체 복무를 하게 됐다.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은 대가는 작지 않았고 유도계에서 보이지 않는 많은 차별을 당했다.
일본에서 '국기(國技)'격의 위상을 갖는 유도에 입문한 뒤에는 더 그랬다.
대학교 유도부 은사는 일본으로 귀화를 권유했지만 끝내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다.
2014년 아예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선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일본 유도계로부터 배신자 낙인이 찍혔다.

​가슴에 태극기를 단 이후부터는 유독 일본의 견제가 심해졌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져도 좋지만, 안창림만은 꼭 꺾어야 한다”는 말이 일본 대표팀 내에 돌았다고 한다.
일본 선수들은 안창림을 만나면 더 독하게 경기를 펼쳤다.
남자 73㎏급 세계 최강자인 오노 쇼헤이도 그랬다.
안창림은 오노에게만 6차례 맞대결에서 6번 모두 패했는데 오노의 주특기인 하체 기술에 번번이 당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선 무려 11분 9초 동안 '혈투'를 펼쳤는데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패배를 기록했다.
당시 안창림은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시상대 위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그의 금메달을 예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노의 기세가 독보적인데다, 대회 개최국인 일본이 호락호락하게 안창림에게 금메달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짙었다.
이런 가운데 그는 일본 유도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투혼을 펼쳤다.

1라운드부터 준결승까지 4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펼치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아쉬운 반칙 판정에 결승 진출을 끌어내지 못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정규시간 7초를 남기고 특기인 업어치기를 성공해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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