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갑질방지법에 정작 머리 싸맨 건 ‘애플’

김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2 16: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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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통으로 부과하던 앱스토어 ‘인앱결제 수수료 30%’ 제동
한국 새 법 안 지킬 수도 없고, 따르자니 다른 나라로 확산 ‘골치’
해외언론 “공정한 앱 생태계를 위한 싸움에서 기념비적 발자취”

지난달 31일 세계 최초로 앱 마켓 내부결제(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익명의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법안에 대한 논의는 지난해 7월 구글이 기존에 모바일 게임에만 강제하던 인앱결제와 수수료 30%를 2021년 10월부터 모든 콘텐츠 앱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한국에선 구글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의 점유율이 약 72%로 압도적이기 때문에 구글의 수수료 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셌다. 결국 구글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법안이 발의되고 ‘구글갑질방지법’이란 이름이 붙었다.

구글은 애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대안 모색이 쉬울 것으로 보인다. 1년 이상 법안에 대응할 시간을 가졌고, 원래 모바일 게임에만 인앱결제와 수수료 30%를 강제해왔기 때문이다.

구글이 법 통과 직후 “해당 법률을 준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수주일 내로 관련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입장문을 낸 것을 보면, 이미 대응 방안의 근간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구글이 매출 10% 정도의 앱 마켓 입점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반면 애플은 앱 마켓 ‘앱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세계 공통으로 인앱결제만 허용해왔기 때문에 한국의 새로운 법 규정에 어떻게 대응할지 곤란해하는 모습이다.

애플은 진작부터 한국에서 인앱결제에 수수료 30%를 적용해왔다. 그간에는 점유율(약 9%)이 낮아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구글과 함께 대응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애플 입장에선 한국에서 법을 지키지 않을 수도 없고, 그냥 받아들이자니 미국과 유럽 등 더 큰 시장으로 확대될까 우려되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미국 정치권도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에 비판적이기 때문에 미 정부가 한국에 압력을 가해주길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연방의회 상원에서는 민주당·공화당 의원 6명의 발의로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해외 언론들도 한국의 ‘구글갑질방지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한국의 이번 입법은 구글과 애플의 지배력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세계 첫 법률이라면서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수익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게임사 에픽게임즈와 함께 미국 앱공정성연대(CAF)에 참여하고 있는 매치그룹이 성명을 통해 이 법률의 한국 국회 통과가 “공정한 앱 생태계를 위한 싸움에서 기념비적인 발자취”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논의되는 상황이어서 한국의 법률이 전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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