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담당 간부 2명 돌연 사임....백악관에 대한 불만 표출

오윤지 특파원 / 기사승인 : 2021-09-02 16: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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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 백신연구검토실(vaccine review office)의 두 고위 책임자가 동시에 사임을 발표해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평가·승인 작업을 이끌어 온 고위 간부 2명이 사임한 것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시행 등과 관련, 백악관이 FDA의 전문가들보다 먼저 의견을 제시한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백신연구 검토실 실장 2명 사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백신연구검토실의 마리온 그루버 실장과 필립 크라우즈 부실장은 다음 달 31일, 11월까지만 각각 근무한 뒤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은퇴는 이날 내부 기관 이메일을 통해 발표됐다.



CBER는 인체에 사용되는 의약품 평가·승인을 맡는 곳이다. 사실상 코로나19 백신 관련 업무를 총괄해 온 두 사람이 한꺼번에 FDA를 떠나게 된 셈이다. 이는 FDA가 코로나19 백신 승인, 아동 백신 접종 허가, 부스터샷(추가 접종) 등에 관해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의 피터 막스 소장은 두 사람의 지도력과 핵심적인 역할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또한 당분간 자신이 실장 대행 역할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루버 실장과 크라우즈 부실장이 떠나는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탈퇴로 인해 FDA가 전염병 기간 동안 업무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한 의문점이 제가되고 있다.




FDA와 백악관의 갈등이 원인

한편, FDA 직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직원은 “FDA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게 됐다.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현재 FDA에는 12세 미만 백신 접종 승인 여부 등 업무가 산적해 있어 후폭풍이 더 클 전망이다. 피터 막스 CBER 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후임자 물색 작업을 바로 시작했다. 백신연구검토실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독이고 나섰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그루버 실장 등이 사임을 결정한 배경에는 FDA와 백악관 간 미묘한 갈등 기류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과학을 앞서가고, FDA가 (검토를 거쳐) 발표할 사안을 미리 단정짓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백신 평가·승인은 FDA의 전문적 영역인데도, 백악관이 미리 결론을 정한 듯한 모습이 반복돼 왔다는 뜻이다.



특히 결정적 계기는 부스터샷 접종이다. 같은 날 미 CNBC방송은 “FDA가 부스터샷 데이터 검토를 끝내기도 전에 연방정부가 ‘전 국민 접종’을 결정한 건 미숙하고 정치적이라는 전문가들 의견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부스터샷 간격이) 8개월보다 짧아야 할지, 아니면 5개월이어야 할지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접종 간격 축소를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다.




FDA 갈등 진화에 나선 백악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FDA의 국장은 지명하지 않았다. 현재는 FDA의 오랜 수석 리더인 재닛 우드콕 박사가 국장 권한대행이 주도하고 있다. 우드콕 국장 권한대행은 FDA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FDA가 어려운 시기에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루버 실장과 크라우즈 부실장이 은퇴를 결정했다는 발표가 있은 후 나는 미국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고품질의 백신을 전달하기 위한 FDA의 권한을 계속 이행할 수 있는 여러분의 능력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스테파니 카코모 FDA 대변인은 "코로나19 백신 평가를 포함한 중요한 공중보건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FDA 직원들의 전문성과 능력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인터뷰에서 백신에 관해 FDA 내부에서 좌절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질병관리위원회(CDC)와 자문위원회가 백신에 관한 한 FDA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한편, 백악관은 두 사람의 사임에 대해 “부스터샷 접종은 재닛 우드콕 FDA 국장대행 등 여러 전문가들의 검토 및 논의 끝에 결정된 의학적 결론”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갈등설’ 진화에 나섰다. 미국에선 이달 20일부터 전 국민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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