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CBDC 있으면 암호화폐는 필요없을 것", 스테이블코인은 긍정적

정우현 / 기사승인 : 2021-07-15 1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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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디지털 달러 발행 입장 선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디지털 달러가 발행될 경우 가상화폐나 스테이블 코인의 필요성이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발행(을 검토)하는 디지털 달러가 결제 시스템에서 가상화폐나 스테이블 코인보다 더 실행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디지털 달러가 생긴다면 스테이블 코인도, 가상화폐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며 “이것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에 찬성하는 강한 논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이 디지털 결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조사를 담은 연구보고서를 오는 9월 초 발행할 예정”이라며 “이는 중앙은행 디지털통화, 즉 CBDC를 발행할 것인지 결정하려는 연준의 노력을 가속하는 핵심 단계”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긍정적, 암호화폐는 부정적 입장

파월 의장은 가상화폐가 미국에서 주요 결제수단이 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스테이블 코인은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스테이블 코인이 주요 결제수단이 된다면 우리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며 “스테이블 코인은 결제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암호화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 개발과 관련해 미국이 기축통화 보유국이라는 점에서 서두르기보다는 “올바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이미 디지털 달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여름 중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준은 당초 ‘디지털 달러' 도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와 핀테크 기술 혁신은 금융시스템에 위협적

몇 달전 파월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올린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금융기술(핀테크)의 빠른 발전과 이에 따른 잠재적 혜택을 강조하는 한편 암호화폐와 핀테크 혁신이 “사용자들과 전반적 금융시스템에 잠재적으로 위험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핀테크가 발전할 수록 적절한 규제와 감독의 틀에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데 민간의 결제 혁신가들이 은행, 투자기관과 이외의 금융중개업체들에 적용되는 전통적 규제틀 밖에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이와 함께 연준이 올해 7월경 “디지털 결제에 대한 생각을 개괄적으로 보여주는 논문을 출간할 것(이후 당초 예고한 7월보다 2달 미뤄진 9월 초에 발표될 것으로 수정되었다)”이라며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에 따른 이익과 위험이 집중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가 소비자와 기업에 모두 이익을 제공할 수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의 디지털화폐에 대한 반대적 입장

사실, 월가의 우려에 미국 디지털 화폐(CBDC) 전환 움직임이 주춤한 상태다. 최근 들어 연준 인사들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속속 드러내고 있어 기류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랜드 퀼슨 연준(FED) 부의장은 유타은행연합 행사에서 CBDC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퀼스 부의장은 이날 유타은행연합 행사에 연사로 참석해 "연준이 주도하고 있는 CBDC가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위험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퀼스 부의장은 사이버 공격을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로 꼽았다.



퀄스 부의장은 또 “달러의 디지털화는 이미 많이 진행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 달러 추진의 근거로 꼽히는 금융 비용이나 금융 포용성 문제 역시 다른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달러는 이미 디지털화가 상당히 진행돼 있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타 로터리클럽 연설에 나선 바킨 총재는 “우리는 이미 이 나라에서 디지털 화폐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이름은 바로 달러다"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통해 이미 많은 상거래가 온라인상에서 진행되고 있어, 굳이 디지털 달러가 따로 필요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입장은 앞서 파월 의장의 발언과는 대치된다. 지난 4월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에 대해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보스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ank of Boston)와 디지털 달러 플랫폼용 프로토타입을 개발해온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관계자들은 오는 7월 중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이 시장의 관심을 받으면서, 디지털 달러가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었다. 탈(脫)중앙화를 지향하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법정 화폐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으로 달러 우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경쟁국인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확산 등이 이런 논의를 더 부추겼다.



그러나 달러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결제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안전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게다가 디지털 달러의 경우 사용 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만큼 사생활 보호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있었다.


월가의 우려에 기존시스템 타격도 고려 사항



디지털 달러에 대해 그동안 월가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 화폐는 미국인들의 화폐 사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금융회사들의 수익 구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그 때문에 앞서 주요 금융회사들은 연준과 의회에 디지털 달러의 출범을 늦춰주거나 최소한 그들이 이 새로운 화폐의 유통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한 바 있다.



디지털 달러의 형태는 민간의 암호화폐와는 달리 중앙은행을 통해 발행된다. 그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현금의 사용이 현격히 줄어들 수 있으며, 통화 사용 네트워크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결국 새로운 시스템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한 기존 금융기업들의 변신도 요구된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디지털 화폐는 현금과 다른 형태의 화폐와 함께 기존 결제 시스템에 통합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은행의 우려를 일부 완화했지만, 과연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온 바는 없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엔도 도시히데 전 일본금융청장(FSA)은 ‘중국의 디지털 통화 발행이 무시하기 힘든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홍바오, 엔도 전 청장

엔도 전 청장은 디지털 위안화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무시하기 힘든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이 얼마나 빨리 중국을 쫓을 것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디지털 통화 부문에서 가장 앞서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미 실험적으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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