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코로나 치료제였나? 파우치 소장 이메일 두고 美사회 논쟁

오윤지 특파원 / 기사승인 : 2021-06-28 21: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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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록시클로로퀸, 코로나에 거의 확실히 효과 있다”…



지난주 '워싱턴포스트(WP)'와 '버즈피드'가 공개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IAD) 소장의 이메일 가운데 그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밝힌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해 코로나 치료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하는 말라리아 예방약이다. 나온 지 80년도 더 된 약으로, 이제는 아동이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을 정도로 안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4월 이 약을 코로나 예방과 치료에 사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WP가 지난 6월1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파우치 소장의 이메일 가운데는 당시 그가 프레드 업튼 하원의원(공화·미시간)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약효와 관련해 주고받은 내용도 있었다.



업튼 의원은 지난해 4월10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효과가 있느냐”고 파우치 소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파우치 소장은 답장에서 “거의 확실히 그렇다(almost certainly yes)”고 답한 뒤 “하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당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를 치료한다는 증거가 부족함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코로나 치료제로 적극 추천한 때였다”고 설명했다.



업튼 의원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시도 당시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하원의원 가운데 한 명이다.



비주류 언론 “파우치가 거짓말”…

주류 언론,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내용 외면



'더게이트웨이펀딧(TGP)' '뉴스리치' '헤드라인USA' 등 비주류 언론은 이 같은 메일 내용이 알려지자 “파우치 소장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숨겨 수많은 미국인을 죽게 했다”며 그를 맹비난했다.



'더게이트웨이펀딧'은 파우치 박사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 치료와 예방에 사용하는 것을 막아 수십만 명의 무고한 미국인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뉴스리치'는 “파우치 박사는 15년 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 확산 때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없앤다’며 사용을 권장했는데, 2020년 신종 코로나를 두고는 왜 태도가 180도 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파우치 소장은 SARS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확산 당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장했다.



비주류 언론들의 보도 이후 SNS에서 파우치 소장을 향한 비난여론이 조성되자 몇몇 주류 언론은 “이메일은 파우치 소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가 안 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USA투데이'는 “파우치의 이메일은 그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 거짓말했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기사를 ‘팩트체크’로 내보냈고, 비영리기구인 ‘팩트체커’는 “SNS 등에 도는 파우치 박사의 이메일 관련 내용, 특히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관한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백악관에서 벌어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설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를 치료하고 예방한다는 주장은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지역 보건기관들의 권고에서 나왔다. 이후 세계 각국의 의사들이 코로나 예방과 치료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고, 3월 하순부터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를 막을 게임체인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파우치 소장이 즉각 나서서 “그런 주장을 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박을 줬다.



이후 트럼프 측근과 파우치 소장 간 대립이 격해졌다. 지난해 4월5일 백악관 회의가 정점이었다. 당시 상황을 보도한 '악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 코로나대책회의에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담당 국장과 파우치 소장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설전은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해 설명하면서 시작됐다. 한 국장은 실제 상황과 실험 결과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나바로 국장이 나서서 서류 한 뭉텅이를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해외 연구사례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하이드로클로로퀸’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더라”며 “이게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파우치 소장이 나서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나바로 국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이 책상에 올려놓은 서류더미를 가리키며 “저게 과학적 증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중국발 여행객 입국금지가 효과가 없다고 말했던 사람 아니었느냐”고 지적했다. 이 말에 파우치 소장은 당황한 모습이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설전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중재하면서 멈췄지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대상으로 한 파우치 소장의 부정적 의견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미국부터 한국까지… ‘하이드록시클로로퀸’를 둘러싼 의견



국내 보도를 찾아보면, 의학전문지를 제외하고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향한 부정적 보도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를 두고 찬반이 갈렸다고 한다. '시크릿코리아'를 운영하는 재미 언론인 안치용 씨는 지난해 4월 기사에서 카론 위쳇 미시간주 하원의원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나를 살렸다. 약을 먹은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는 등 증세가 호전됐다. 내가 민주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주장에는 동의한다”고 위쳇 의원은 밝혔다. 위쳇 의원은 코로나에 감염돼 사경을 헤매다 완치됐다고 안씨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 목숨을 살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위쳇 의원은 "그렇다. 그가 나를 살린 데 감사를 표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국계 영화배우 대니얼 김 또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스로마이신 처방을 받고 완치됐다며 의사에게 감사를 표하는 영상을 지난해 3월22일 올렸다.



국내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해 4월22일 삼성서울병원-부산대 병원 감염내과 공동연구팀(백경란·이선희·손현진)은 부산의 한 장기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184명과 간병인 21명을 대상으로 예방 차원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대상 환자 가운데 47.7%는 치매를 앓았고, 모두 1개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었다. 연구팀은 2월26일부터 하루 1회 400mg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14일 동안 투여했다. 그 결과 임상 참가자 전원이 음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당시 이 시험 결과는 ‘국제화학요법학회지’에 게재됐다. 하지만 이후 미국 CDC와 FDA 등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처방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세계보건기구(WHO)까지 가세하면서 국내에서도 코로나 치료와 예방에 이를 처방하는 사례는 거의 사라졌다.



클로로퀸 긴급사용 취소의 목적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국내서도 코로나19 임상 중단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국내서도 코로나19 임상 중단 2020-06-17 06:00 임상 부진 끝 서울아산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중단 결정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국내에서도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클로로퀸은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심장 합병증 유발 위험성이 제기돼 미국 내 사용 승인이 취소됐다. 미국 FDA,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긴급 사용 취소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17일 의료계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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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월,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허용했던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FDA는 두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 것은 더이상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오히려 심장 합병증 등 부작용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각종 국제기구와 주요국 의료당국의

연구 결과는 치료 효과를 부정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26일자 보도자료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해 "올해 6월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자에게 치료적 유익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임상시험 중단을 각각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식약처는 이어 "국내에서는 총 5건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시험이 승인되었으나, 국내외 임상시험에서 치료적 유익성이 인정되지 않는 등 5건 모두 조기 종료했다"며 "현재는 임상시험에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WHO는 홈페이지의 코로나19 관련 '미신깨기(Mythbusters)' 코너에 최근 올린 글에서 "말라리아, 홍반성낭창,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또는 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이들 약이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의 사망률을 떨어뜨리지 않고, 경증 환자나 중간 증세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의 사용은 "말라리아나 자가 면역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처방을 받지 않고 의학적 감독없이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WHO는 경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이메일 내용이 공개 파문



이메일에는 동료 의사가 파우치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능이 높다고 밝힌 내용이 나와있다. 또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 파우치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특히 지난해 3월11일 ‘코로나바이러스를 생화학 무기로 생산하는 법’이라는 제하 이메일에서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조작한 바이러스일 수 있다는 이메일 내용도 드러났다. 파우치는 대중에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달리 지난해 2월 이메일에서 측근에게 “마스크는 확진자가 다른 사람에게 전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만 필요하다. 마스크를 쓰지 말 것을 권한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파우치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주고받은 이메일도 논란이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 팩트체크를 피터 다스자크라는 팩트체커를 통해 검열했는데, 다스자크는 우한연구소 후원자로 드러났다.



한편 폭스뉴스의 간판앵커 터커 칼슨은 파우치 이메일 파문과 관련, 거짓말을 반복한 증거가 드러났다면서 사법 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워싱턴타임스는 “의료계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효능을 등한시 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파우치가 청문회에서 우한연구소 유출 등에 대해 위증을 했다며 그의 해고와 당국 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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